마루 저편은 훤히 뚫려 있어 뒤뜰이 바라다보이는 개방적인 구조로 되어 있 다. 마루 위쪽에 꼿꼿한 전서로 쓴 "忠孝堂" 현판이 걸려 있다. 조선 중기의 명필가로 꼽히는 尾수 許穆(1695-1682)이 서애가 충과 효를 겸비한 인물이 라는 뜻에서 써준 글씨이다.

류성룡 시설에는 집이 작고 조촐했으나 류성룡의 손자인 류원지가 짓고 그 아들인 류의하가 확장, 중수하여 오늘의 모습을 갖추었다. 대문간으로 독립 건물인 행랑채는 류성룡의 8대손인 류상조가 병조판서를 제수받고서 불시에 닥칠 군사들을 맞이하려고 급조한 건물이라고 하니, 그전에는 행랑채가 따로 없었던 듯하다.

안체는 ㅁ자형의 전형적인 기와집이다. 안채와 사랑채의 건물은 붙어 보이지 만 방이나 마루로 연결되지 않아 신을 신고 후원문을 통해 드나들게 되어 있 다. 정면 7칸으로 거의 정방형이다. 사당채는 몸채와는 방향을 달리하여 남 향을 하고 있다. 정면 3칸, 측면 2칸이며 정면에는 높은 분을 모신 사당에만 쓸 수 있는 三門이 있다.

사랑채를 돌아 뒷마당으로 가면 안쪽에는 유물각인 영모각이 있다. 단아한 기와집의 뒤뜰에 단을 높인 시멘트 건물이라 다소 어울리지 않는다. 영모각 안에는 풍산 류씨가에 전해내려오는 귀중한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류성룡 이 임진왜란 때의 일을 기록한 [懲毖錄, 국보 제132호)]이 있으며, 그밖에 당시 여러 문서들을 수록한 [진사록], [군문등록], 의술에 관한 [침구요결], 만년의 시를 모은 [관화록] 등 문서 19권이 보물 제160호로 일괄 지정되어 있다. 또 류성룡이 생시에 쓰던 갑주, 가죽신, 갓끈 등도 보물 제460호로 지정되어 전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