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경기도 강화
제목: 전등사 이야기

경기도 강화에 전등사라는 절이 있는데 이 절 대웅전엔 특이한 점이 있다.처마를 받들고 있는 네 귀퉁마다 각각 여인의 나체 조각이 있다. 이런 조각들에 얽힌 이야기는 전등사가 지어질 고구려 소수림왕 때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전등사의 공사가 한창이었다. 여러 목수들과 스님들은 정성을 다해 하나하나 맡은 일을 하였다.

그 중 일솜씨가 뛰어나고 부지런한 자가 있었는데 그는 일꾼의 우두머리라 칭하는 도편수였다. 그는 항상 경건한 마음으로 심혈을 기울였다. 어느날 일을 마친 그는 피로를 풀고 술이라도 한잔 할 겸 주막에 들렀다. 시킨 술을 기다리고 있던 중 한 여인을 보게 되었다. 그 여인은 술을 날라 시중을 드는 이였는데 그만 첫눈에 반해버리고 말았다. 그녀도 그의 마음을 알았는지 싫은 기색 없이 이야기를 아주 애교있게 해댔다. 그 후 그는 일을 마치면 꼭 주막에 들렀다. 매일 시간 가는 줄도 모르게 다독거리고 서로의 마음이 통하는듯 했지만 그녀는 결코 몸을 허락하지는 않고 임기응변으로 피해갔다.

"헤헤 그래, 절대 몸을 허락해서는 안돼. 그러면 그 날이 마지막이 되고말아."주막의 여주인 말이었다. 그 주인은 그렇게 말하며 그 목수가 가져오는 돈을 가졌고 그녀도 돈을 많이 받았던 것이다. 날로 초췌해지는 모습으로 일을 하는 목수의 모습을 다른 일꾼과 스님들은 알수가 없었다. 일의 댓가로 받는 큰 보수를 그날 그날 주막에서 다 없애버렸다. 그러던 몇년 후 그 여인은 그만 주인에게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이제 그만 몸을 허락 해야 될 것같아요. 이제 더 이상 괴롭히고 싶지 않아요." 그랬으나 주인은 단호히 거절했다. 그러던 그여인은 주인에게 인사를 하고 평소 정을 나누고 지내던 한 사내와 그만 주막을 떠나버렸다.그날 저녁 일을 마친 목수는 여전히 찾아왔다. 그리고 그 여인이 떠나버렸다는 말을 듣고는 말로 표현 할 수없는 분노가 치밀었다. 지난 세월들이 허무하기만 했다. 그런 그는 증오심으로 지내다 문득 복수하려는 생각을 가졌다. 그 생각은 그녀와 흡사한 모습의 나체 여인 조각을 깍아 추녀 밑에 다는 것이었다. 그건 사시사철 추우나 더우나 벌거숭이로 추녀를 받들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그리하여 그 조각이 지금껏 전한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