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경상도
제목: 고선사지 3층 석탑

고선사는 원효 대사가 머물던 곳으로 유명하다. 원효가 머무는 동안 신라의 기인인 뱀복이(사복) 가 찾아왔다. 원효는 그를 보고 맞아 정중히 인사를 하였으나 사복은 답례도 하지 않은 채 대뜸 말하기를 "그대와 내가 지난 날 불경을 싣고 다니던 암소가 죽었으니 장사 지내는 것이 어떠한가?"라고 했다. 암소란 사복의 어머니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를 허락하고 원효는 사복의 집으로 가서 예를 표하고 시체 앞에서 외치기를 "나지 말지어다. 그 죽음 괴롭도다. 죽지 말지어다. 그 태어남 괴롭도다." 사복이 고쳐 말하기를 " 죽는 것도 나는 것도 괴롭도다." 라고 하였다. 둘이서 상여를 메고 활리산 동쪽 기슭으로 가 원효가 말하기를 "지혜 있는 호랑이를 지혜 숲 속에 장사 지냄이 마땅하지 않은가?" 하니 사복이 그제서야 노래를 하였다.

옛날 석가모니 부처님 사라수 사이에서 열반하셨네
지금도 그와 같은 이 있어 연화장 세계에 들려고 하네.

노래를 마치고 띠풀을 뽑아내자 그 아래 휘황찬란하게 맑고 깨끗한 칠보난간의 누각이 장식되어 있는데, 인간의 세상이 아니었다. 사복은 시체를 지고 함께 그 세계 안으로 들어가니 땅은 이내 아물어지고 원효는 다시 돌아왔다.